외모와 욕망이 자본으로 환원되는 시대,
인간이 어떻게 그 구조에 편입되는지를
냉정하게 드러낸 동시대적 리얼리즘.
현실의 신체와 가상의 신체를 병렬적으로 배치한 서사 전략,
두 세계가 단절된 영역이 아니라 동일한 논리 위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소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점에서,
동시대적 감각과 문제의식을 동시에 확보하고 성취한 작품.
주인공처럼 피부과에 수백만원을 쓰고 쓰게 된 글이다. 홍조, 여드름. 증상도 동일하다. 내 직업이 게임기획자이니 어쩌면 주인공은 나의 분신일지도 모른다. (다만 주인공처럼 성공은 하지 못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많은 게임을 해왔다. 여성들의 노출이 들어간 게임들의 매출이 엄청나다는 것은 게임 업계 종사자라면 모두 알고 있다. 그렇지 않거나 그에 대한 반발 심리로 만들어진 게임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는 경우는 있지만 매출이 망한 경우가 더 많았고 유저들의 조롱을 받으며 밈으로 만들어지면서 기억에(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으로) 남게 되었다.
「스쿨미즈」는 그러한 업계의 현실에 대한 고민을 쓴 글이고,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고 피부 때문에 고생했던 시절의 '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좋은 글을 쓰겠다는 고민과 아직도 남아있는 홍조를 걱정하는 중년의 이야기도 쓸 날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팀장이 넉살 좋게 웃으며 나와 화선을 쳐다보고 있었고 화선은 뒷걸음질 치며 의자에 앉았다. 팀장은 내 옆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
“여성 캐릭터는 노출에 비례해 방어력이 올라간다. 알고 계시죠?”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지만 화선은 이해를 못 했는지 팀장을 향해 의뭉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뭔데요?”
“게임들 보세요. 여성 캐릭터들은 저레벨 때는 뭔가를 엄청 껴입고 있잖아요? 그런데 레벨이 올라가고 고급 갑옷을 착용하면 노출 부위가 늘어나고요. 강해지니까 자질구레한 갑옷이 필요 없다는 거죠. 그리고 무거운 갑옷을 입으면 움직임이 둔해지잖아요? 그러면 칼이나 화살을 피하기가 어렵겠죠? 하지만 옷을 덜 입으면 빠르게 움직여서 잘 피할 수 있겠죠? 다 합당한 논리가 있는 거예요.”
화선은 팔짱을 끼며 되물었다.
“그럼 남자 캐릭터들은요? 얘들도 팬티만 입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남자캐릭터가 그러고 다니면 몬스터들이 흉측하다고 빨리 죽이려고 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 대표님도 인정한 성진 씨가 만든 예쁜 여성캐릭터가 섹시한 갑옷을 입었다면 몬스터가 그걸 보느라 잘 싸우지 못하지 않을까요?”
화선은 왠지 일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들지 않는 논리였지만 팀장의 넉살 좋은 말투 때문에 웃음이 나왔다. 팀장도 자기가 한 말이 바보 같은 걸 아는지 볼살을 흔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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