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공
작가의 말
나의 이전 소설들이 단순한 아이디어(상황, 설정 등)에서 시작되었다면 『공』은 어느 날 문득 머릿속에 닥친 이미지 또는 현상에서 시작되었다. 공이 가만히 있는 이미지, 공이 굴러가는 현상. 그것은 조금씩, 내게로 스며들었고 나는 공의 원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살을 붙이고 인물을 세우다 보니 작품이 탄생했다. 처음으로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그때가 마침 윤해서 작가의 전작을 완독하던 즈음이었는데, 그 경험은 어떤 다른 형태의 소설에 대해 탐구해보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소설의 앞만 보지 말고 양옆, 뒤, 위아래도 보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공의 앞뒤와 옆, 위아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 면을 찾아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로 굴러가게끔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