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북두칠성의 복사점에 관한 사적 견해들
작가의 말
유난히 붉은 달을 피해 무작정 도망쳤다. 어깨를 스치는 날카로운 이파리, 습한 공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밟히는 이끼, 아무렇게나 뒤틀리고 꺾인 나뭇가지들, 부패한 낙엽 냄새,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천둥소리, 잔뜩 찌푸린 하늘.
얼마나 걸었을까. 작고 아담한 오두막이 보였다. 칠흑같이 어두운 그곳도 피난처로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오두막에 가득 차 있는 적막에 귀가 터질듯했다. 번쩍 번개가 친 순간이었다. 내가 목도한 것은 수천 개의 실체였다.
「북두칠성의 복사점에 관한 사적 견해들」은 불안이 인도한 작은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