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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세상의 가르침 중에는 위험한 세뇌들이 많다. 무조건적으로 가르침을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것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시작도 끝도 모두 ‘나’와 결부되지만 그 ‘나’라는 것이 헛것, 다시 말해 일종의 망상 에고라는 게 이제는 확연한 진실이 되었다. 수천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깊은 가르침이 21세기에 이르러 과학과 접목되는 놀라운 진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여러 군데에서 반복적으로 ‘나’를 문제 삼고 있고 그것을 문제 해결의 유일무이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생은 일종의 연극무대이고 인간은 주어진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사람’이라는 영어 단어 ‘퍼슨(person)’의 어원이 ‘가면’의 의미를 지닌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사람’이라는 존재의 의미가 연극배우들이 쓰는 ‘가면’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옛사람들의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 배역에 충실할 필요성이 역으로 강조된다. 연극 못하겠다고 무대를 뛰쳐나가 노숙자가 되는 것도 자유이고 자살을 하는 것도 자유이다.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한 인과도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지금, 바로, 이곳’의 내 배역을 구성하는 필요 불가결한 요소가 된다. 자작자수 자업자득自作自受 自業自得. 현재의 나에게 주어지는 인생 대본은 결국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걸 알게 하는 것이다. 주어지는 인생을 왜 성실하게 잘 살아야 하는가, 더 이상 길게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지구는 학교, 인생은 학습, 인간은 학생이다. 제사상에 세워두는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그것이 지구 졸업생의 명패이다. 지구학교 학생의 기본자세에 대한 만고불변의 규정은 없다. 학생이 지켜야 할 수칙을 일반화하고 규범화해서 세뇌시키는 일은 제도를 유지하는 자들의 관점에서는 중요하지만 개체의 관점에서는 많은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검색어: 삶의 의미』는 실재와 본질이 가려진 세상에 대하여 뼈를 드러내는 말을 하기 위해 의도된 책이다. 뼈를 가리지 않고 드러내고 보니 훨씬 그럴듯해 보여서 앞으로는 ’노골적露骨的‘이라는 말에 애착을 가지기로 했다. 노골적인 것을 기피하는 마음, 생각, 태도, 자세, 행동으로부터 위선, 기만, 과장, 포장, 위장, 연기, 연극, 연출, 사기가 드러나는 게 아닌지.
『검색어: 삶의 의미』는 ‘빨간 알약’을 먹고 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