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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향한 애도

이상헌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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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약을 주세요>는 애도에 관한 소설로 읽힌다. 애도에 꼭 ‘죽음‘이 필요한 건 아니다. 

 

단순히 잃어버림, 내 곁을 떠나간 존재를 그리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애도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사랑이 식어 떠나간 ’너‘에 대한 애도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며, 동시에 잃어버린 우리의 ’감각‘에 대한 애도 소설이기도 하다. 

 

’봄내’라는, 사랑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약을 처방받기 위해 나는 ‘너’를 회상한다. 

 

이것이 소설의 서사의 전부이다. 단순한 구조와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렇기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파고듦, 이 이 소설에선 빛난다. 

 

오감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존재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이다. 이 소설이 모든 감각을 다루는 건 아니지만, 가장 민감한 ‘후각‘에 열중하면 이 정도의 슬픔의 깊이를 더한 건 분명 멋진 일이다. 

 

단순히 회상, 애도, 상실에 그치지 않고 회복의 가능성을 내비친 점에서 이 소설이 가진 미덕이 충분히 발휘된다. 

 

작가의 다른 소설도 기대를 갖고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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