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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맛 나는 지옥은 어떤 곳일까

이시경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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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흥미로웠다. 『계피맛 지옥 탈출기』는 성인이 된 주인공이 오빠가 만든 영화를 보면서부터 시작된다. 

 

적어도 자신에게만은 좋은 오빠였다. 누가 뭐래도 그건 분명했다. 아빠와 엄마조차 믿어주지 않던 얘기를 오빠는 믿어줬으니까. 그런 오빠에게 ‘나’는 의지했고 모든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주인공을 안심시켜줬다.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를 계피 사탕을 손에 쥐여주었다. ‘나’는 오빠를 위해 내 미래를 기꺼이 양보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눈앞에 마주한 오빠의 세상은 주인공이 알던 것과는 달랐다. 그간 ‘나’가 알았던 ‘좋았던 오빠’는 어디로 간 걸까. 

 

계피맛 지옥 탈출기는 디지털 성범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점차 은밀해지고 교묘해진다. 현실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가 한 가족의 내부로부터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고착되는지, 또한 그것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소설은 사뭇 낯선 시선으로 그려낸다. 

 

이 소설이 독자의 시선을 붙드는 또 하나의 마력은, 계피향이라는 감각이다. 

 

작은 계피 사탕 하나에 응축된 주제가 매우 견고하면서도 강렬하다. 사회적 맥락에서 또한 개인적 맥락에서 펼쳐지는 폭력적 일상과 그러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그려낸,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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