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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키에 오코로 향하는 인생
그녀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내려놓았다. 그와의 미래를 꿈꾸며, 자신이 쌓아온 현실을 뒤로한 채 새로운 미래를 향해 떠났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웃을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결혼반지가 손가락에 조금 맞지 않아도, 딱히 머물 집이 정해지지 않아도, 차가 없어도, 돈이 풍족하지 않아도, 그의 이름은 그녀에게 행복한 미래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러나 미소 짓던 현실의 뚜껑이 하나하나 열리는 순간, 또 다른 현실의 얼굴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었다. 웃는 듯 웃지 않는 듯, 알 수 없는 그 표정. 그건 그녀가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런 그에게 적응하기도 전에 또 다른 현실의 뚜껑이 열린다. 또 다른 현실의 민낯. 그녀가 꿈꿔온 타국 땅에서의 미래는 이제 그녀에게 또 하나의 현실이 되었다. 화려해 보이는 현실의 뚜껑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그것은 그녀에게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내려놓기를 요구한다.
그 종착지는 어디일까.
마지막 뚜껑이 열릴 때 그녀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마지막 마트료시카>를 다 읽고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말이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미래를 위해 포기한 현실이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우린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샌가 ‘결코 포기하면 안 됐지만 결국 포기한 것들’이 외눈박이처럼 투명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스키에 오코로 향하는 나를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뚜껑이 열리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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