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토록 새로운

이상헌 2026-02-15

  • talk
  • blog
  • facebook

이토록 새로운 '퀴어'소설이라니. 

 

읽고 나서 첫 번째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다. 퀴어소설은 비단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의 소수성을 다루는 문학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폴리아모리', 다자연애 관계를 맺는 이들에 관해 다룬 이 소설 역시 퀴어소설이라 나는 생각한다. 인종차별주의 등 갖은 혐오로 점철되었다고 평가받는 작가 '러브크래프트'를 소재로 빌려와 폴리아모리를 다룬 작가의 접근이 신선했다. 평소 퀴어소설을 많이 쓰는 나로서는 작품을 읽기 전 작가의 말과 미리보기를 봤을 때부터 뭔가 느낌(?)이 왔다고 해야 하나, 이 작품은 내가 반드시 읽을 것이라는 어떤 주문 같은 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를 활용하며 차분히 전개되던 이야기가 삽시간에 서스펜스적인 면을 띠며 그야말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과 닮은 공포를 발산하는 지점, 거기가 이 소설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다. 

 

사실, 오늘날에 퀴어소설은 여전히 부족하다. 더불어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를 다룬 글이나 예술, 매체는 더욱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 <잠을 자며 부활을 꿈꾼다>는 반가운 작품이었다. 나는 시스젠더 남성 작가로서 이 작품이 짚어내는 현대 사회의 젠더 이슈에 대해 매우 공감했고, 돌아보며 생각해볼 점들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부활이란 무엇일까. 왜 '나'는 수아의 귀에 대고 부활을 꿈꾼다고 말한 것일까. 그건 다소 섬뜩하기까지 하다. 새로운 사랑과 새로운 감수성의 부활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러브크래프트'와 그의 작품을 떠올려보면 나름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로 수아에게 여겨지는 '나'에 내재된 어두운 자아(혐오, 차별을 하는)의 부활을 뜻하는 게 아닐까 선뜩해지기도 한다. 

 

여러 모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근래에 '새롭다'고 느낀 소설이 별로 없는데, 이 작품만은 예외다. 

 

작가의 건필을 기원한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