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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영혼의 21세기 묵시록

얼그레이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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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이 아니라

잠들어선 안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잠들기 위해 타인의 절망을 관람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여기서 잠은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휴식이 아니라 

대가를 지불해야만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상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스템은 현대적 절망의 구조로 읽힌다.

감정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읽히는 소설,

살가리 마을회관 소극장은 수면 클리닉이자 

자살예방센터인 동시에 지옥이다.

잠들고 싶다는 자기 욕망을 위해 

타인의 절망과 고통을 소비해야만 하는 현대인들의 지옥도.

살가리 마을 소극장은 어디 있는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 그곳’이다.

이 소설은 그것을 일깨우는 빼어난 소설이다.

불면에 대한 통속적, 상투적, 고전적 범주에서 홀연히 벗어나

21세기 묵시록적인 의미를 삼투시킨 작가의 통찰이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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