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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멀리서’를 읽고나서

Annie 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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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멀리서>는 남을 바라보듯 자신을 본다는 게 무슨 말인지 생각하게 한다. 심리학이나 양자물리학 이론에서도 관찰자 기법은 유용하다.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그걸  바라볼 수만 있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상황에 빠지지 않고 남의 일처럼 멀리서 바라볼 수 있다면 내면의 자기 목소리를 듣고 분별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모자이크 타일 벽화는 멀리서 보았을 땐 무슨 모습인지 알 수 있지만 가까이에서 볼 때는 그저 얼룩처럼 보일 뿐이다. 전체를 보려면 멀리서 봐야 알 수 있는 모자이크처럼 우리네 삶도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 극심한 고통을 경험할 때는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꿈꾼다. 오 감독이 그러한 인간의 속성을 그려보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것은 이 소설의 주제라고 생각된다. 인간이 '자기답게 살지 못하면 무의식도 거든다'라든가, '연속되는 욕망의 좌절을 계기로 무의식이 모험심과 야망을 일깨우는 신호를 보낸다'는 말은 흥미롭다.
  이 소설은 나의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는 무엇일까 귀기울여 보게 하는 소설이다. 파도에 잠식 당해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데,  그 파도를 타고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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