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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하는 사랑을 위하여

혜섬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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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체어'는 해석하자면 '사랑을 위한 의자'다. 하지만, 섹스를 위해 고안된 의자니까, 일차원적으로 사랑을 섹스로 혹은 섹스를 사랑으로 말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그건 지금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러브체를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혹은 예술을 향한 열정에 대한 소설로 읽었다. 즉, 인간의 고귀한 열망.

  사랑은 몸으로 하는 것일까? 그런 질문을 해보면, 몸으로 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을까 싶다. 심지어 사람과 사람이 하는 건데. 이 작품은, 영화감독인 주인공이 시나리오가 잘 되지 않아서 J와 그의 여자 친구와 함께 대화하는 형식으로 시작한다. 화자의 이야기를 듣는 둘은 별 반응이 없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중학생 시절 러브체어라는 단어가 적힌 시골 장면을 떠올린다. 거기에서 우리들의 추억이 소환된다. 그 당시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거의 다 구경했을 그 플래카드. 얼마나 생소하고 생뚱맞은가. 나도 봤다. 나는 방성식 작가의 이런 위트에 감동했다.

주인공은 그 이후, ‘러브체어에 대한 환상이 생겼고, 심지어 지금은 그걸 만든 회사까지 찾아간다. 물론, 출시 후, 5년 즈음 됐을 때, 폐기?되었지만, 섹스와 러브체어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나는 러브체어를 찾아서를 읽으면서 웃다가 심각해졌다. 주인공이 꿈꾸는 것은 예술 영화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전혀 못 쓰고 있다. 영화만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심난해졌다. 우리는 무언가를 원하지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설령, 그것이 별 호응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야기 해본다. 그러다 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물을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

러브체어를 찾아서는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라고 본다.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이렇게 소설로 완성되었고 아마, 주인공은 J커플의 체험을 통해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변화를 겪으면, 내가 숨 쉬던 곳의 공기가 달라지듯이, 그가 입에 문 담배 맛이 달라졌으므로. 몸이 바뀌었을까? 확실히, 사랑은 몸으로 하는 것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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