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그레이 하운드의 감동이 호저 클럽으로

이시경 2023-02-22

  • talk
  • blog
  • facebook

정은시 작가의 <그레이하운드>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작품 <호저클럽> 역시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호저클럽>을 읽고 난 소감은, 일단 재밌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인물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쇼펜하우어의 호저 딜레마를 서두에 인용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무엇보다 인물들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는 분위기가 퍽 인상적이었다. 

 

나름 몇 가지 감상 포인트를 통해 이 작품을 감상해 보았다. 

 

 

​전작인 <그레이하운드>와 같이 감상하기!

<그레이하운드>에서는 한정된 시공간 속에서 낯선 두 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처음 만난 두 명의 인물이 밀도 높게 잘 그려졌으며, 장면 묘사가 선명해 실제 그레이하운드를 같이 탄 것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주었던 작품이었다. 

 

<호저클럽>에서는 그레이하운드보다 시공간이 좀 더 확장된 면이 보여진다. 그러한 시공간 속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네 명의 인물, 류,킴,제이,엘의 관계가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주제로 선택한 호저 딜레마가 소설적으로 잘 구현된 것 같다. 

 

<그레이하운드>에서 느꼈던 강렬한 장면 묘사가, <호저클럽>에서는 네 명의 내면에 대한 강렬한 묘사로 이어진다. 소재를 선택하는 감각, 주제로 구현하는 방식, 플롯을 치밀하게 짜는 공력, 그 뿐만 아니라 인물과 그들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집중도 면에서 놀라운 작품이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 주는 매력

 

같은 일상을 공유하는 킴, 류, 제이, 엘.

 

<호저클럽>에서는 네 명의 인물에 대한 관계성을 보여 준다. 그런데 호저 딜레마라는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한다. 

 

이 소설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한 점이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객관성을 잃지 않는다. 그로 인해 네 명의 관계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없이 묘사되어진다. 독자는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며, 그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며, 그들의 행동과 대화에 집중하게 된다. 그들 중 나는 어떤 유형의 인간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소설을 따라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

 

단편 안에서 네 명의 관계성을 다룬다는 것이 쉽진 않을텐데, 그런 점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이 꽤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쇼펜하우어의 호저 딜레마를 소설 초반에 인용

 

​소설 첫 부분에 쇼펜하우어의 호저 딜레마를 인용한 점이 좋았다. 그로 인해 소설 전체가 그 주제로 장악되어 집중도가 높아졌다. 주제를 잘 구현하기 위해선, 때론 이처럼 과감하게 치고 나갈 필요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 

긴장감과 재미는 덤으로^^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