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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1: 인간의 파편

기획 분재 장편

이상욱 2026-08-06

ISBN 979-11-94803-97-3(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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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1』-「인간의 파편」은 단순한 AI 소설도, 미래 기술 소설도 아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마지막 조건이 무엇인지를 끝까지 추적하는 존재론적 SF이며, 과학기술이 극한에 도달한 시대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인간성의 의미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인간은 사라지는가, 아니면 끝없이 이어지는가.

가상현실(VR)의 개척자이자 기술 비평가인 재런 레이니어(Jaron Lanier)는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에서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는 공통의 현실을 공유하는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 속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는 이 말은, 이미 소셜 네트워크와 알고리즘에 의해 현실이 된 지 오래다. 나 역시 알고리즘과 폐쇄적 세계관에 갇혀 있음을 느낀다. 타자의 세계를 터무니없는 것으로 매도하고, 내 세계만이 견고한 기초 위에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때때로 내 신념과 다른 사실을 접하면 애써 외면하거나 사실이 아닐 거라고 믿어버린다.

이러한 경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보다 나의 세계에 갇히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갈등은 돈이 된다.

아주 오래전에 나는 생각했다. AI가 탄생하면 이 모든 갈등의 수용자가 되리라고. 인류를 넘어서는 선지자가 탄생할지도 모른다고.

불행히도 신이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했듯, 인간 역시 자신의 형상대로 AI를 창조하고 말았다.

닥터는 사무실로 돌아와 가운을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커피를 내려놓고 책상 뒤로 가 커튼을 걷었다. 비가 내렸다. 기세를 보니 금방 그칠 비가 아니었다. 닥터는 유리에 부딪힌 물방울이 모이고 모이다가 순식간에 흘러내리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노크도 없이 성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뇌는 어때?

성수가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닥터는 아카이브에 접속했다.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혈관이 미세하게 나빠졌지만, 이 정도는 일반적인 노화 범주에 들어간다.

그래도 조심하세요. 다른 장기와 다르게 뇌 손상은 복구가 불가능하니까.

신체를 교체할 수 있는 시대에 뇌만 그럴 수 없다니, 뭔가 납득하기 어렵군.

교체야 가능하지요.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뇌를 잃는다는 건 자신을 잃는다는 것과 같아요.

성수가 턱을 매만지며, 흠- 하고 긴 소리를 냈다.

만일에 내가 죽기 전에 뇌를 디지털 스캔해서, 그 정보를 복제한 새로운 뇌에 이식한다면 어떨까?

수사관님과 똑같은 인간이 하나 늘어나겠죠. 오리지널이 죽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가능은 하단 말인가?

닥터는 커피를 잔에 따라 테이블에 놓고 수사관과 마주 앉았다.

가능성을 물으시는 거면,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주 어려운 일이죠.

어렵다는 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거지?

닥터가 안경을 추켜올렸다.

2013년 『문학의 오늘』 소설 신인상 당선

2021년 소설집 『기린의 심장』 

2021년 엔솔러지 소설집 『숨쉬는 소설』 

2024년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공저) 

2025년 소설집 『스탠더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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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ang24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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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1 당신의 선은 어디인가. 주미경 20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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