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닥터3: 두더지

기획 분재 장편

이상욱 2026-08-06

ISBN 979-11-94803-99-7(05810)

  • 리뷰 0
  • 댓글 0

1,000 코인

  • talk
  • blog
  • facebook

『닥터3』- 「두더지」는 독재와 폭력의 역사를 고발하는 소설인 동시에, 기억을 잃지 않는 것이 왜 인간다운 삶의 마지막 조건인지를 묻는 작품이다. 누가 폭력을 만들었는가, 누가 침묵했는가, 누가 기억을 지웠는가. 국가는 역사를 지울 수 있지만 인간의 기억은 언젠가 반드시 스스로를 심판한다.

서른 무렵, 의문 하나를 품었다.

신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광주를 짓밟은 정황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광주에 투입된 일반 군인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만일 같은 명분으로 나를 광화문에 풀어놓는다면, 나는 아주 많이 망설였을 텐데.

이 질문에 답을 준 것은 책 <5월 18일, 광주>였다.

인간성을 말살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고통을 준다. 거짓 정보를 통해 가상의 적을 만든다. 그리고 그 가상의 적을 자신이 겪는 고통의 원인이라 믿게 만든다. 나치 독일, 관동대지진 당시의 일본, 미국의 MAGA, 권위주의 정권들, 그리고 현 이스라엘의 시오니즘 원리주의자들이 해온 일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AI인 닥터는, 초기 개발 단계에서 개별성을 획득하기 위해 인격을 이식받았습니다. 이식된 인격의 주인은 실존하던 의사였습니다. 이름은 양성운, 사망 당시 서른이었습니다.

기소자의 시선이 두더지를 향했다.

양성운은 완화로 사태 당시 유성빌딩에서 농성하던 41명의 시위자 중 하나였습니다. 부상자를 처치하던 중 진압대에게 다리와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죠.

많은 단어와 문장이, 두더지 얼굴 위로 떠올랐다가 사그라들었다.

인격이 이식된 건 완화로 사태 이전 아닌가요?

판사가 물었다.

히스토리를 업데이트했습니다.

히스토리를 업데이트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복제된 가상 인격에 당시 완화로 사태를 경험시켰습니다.

결과는요?

현실과 거의 같았습니다.

판사는 옆에 있던 안드로이드가 제출한 파일을 유심히 바라봤다.

지금 증인석에 있는 닥터는, 히스토리가 업데이트된, 완화로 사태를 경험한 양성운과 동일 기억을 가졌다고 판단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두더지가 손을 들어 발언을 청했다. 판사가 발언을 허락했다.

AI에게 증인의 지위를 준다는 건 말도 안 돼요. 과거 재판에서 이런 사례가 있었나요? 이건 어쨌든 인간의 갈등이었고 인간의 싸움이었어요. 어째서 AI 따위가 우리의 역사에 발을 디디는 겁니까. 인간의 영혼은 과학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감히 영혼이라고… 말했습니까?

2013년 『문학의 오늘』 소설 신인상 당선

2021년 소설집 『기린의 심장』 

2021년 엔솔러지 소설집 『숨쉬는 소설』 

2024년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공저) 

2025년 소설집 『스탠더드맨』​

 ​

leesang2406@naver.com​

닥터3: 두더지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