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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공중부양

소설 단편

김성호 2026-05-10

ISBN 979-11-94803-72-0(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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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픽 포인트

책임지지 못한 죄가 인간 내부를 어떻게 붕괴시키는가를 다룬 불온하고 공격적인 현대적 죄의식 소설.

진정 삶의 인과관계는 엉망인가?

죄책감과 책임 회피, 그리고 실패한 어른들의 폭력을 “공중부양”이라는 기괴한 환상 장치를 통해 형상화한 심리 호러 작품.

어디까지나 공중부양은 당신의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 그때의 땅과 당신의 간극은 내가 메울 테니 부디, 당신은 조금 더 높은 그 위에서, 신과 가까이 닿은 그곳에서 지난날을 돌아보며 용서를 구하라. 이 글을 쓴 나는 여기, 지금 이 땅 위에서 저지른 죄를 고해하겠다. 죽은 이들의 뼈와 살점으로 엮은 왕관을 쓴 내게 당신은 신탁을 전해달라. 나는 기꺼이 따르겠다.

남편에게서 처음 공중부양 얘기를 들은 건 석 달 전 일이었다. 그의 말로는, 자신이 미친 거라고 생각할까봐 한 달여간 숨겼다고 했다. 그러니 적어도 넉 달 동안은 계속 공중부양을 했다는 말이었다. 나는 처음 듣자마자 해봐, 라고 그에게 말했다. 그는 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한 일반적인 초능력 범주의 공중부양이 아니었으므로.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냥 어느 날 어느 순간 몸이 붕 뜬다니까.”

여 교사가 참을성 있게 했던 말을 또 반복했다.

“그러면 그건 공중부양이 아니고 뭐 폴터가이스트 현상, 그런 거 아냐?”

“모르겠어.”

그는 체념하듯 대답했다. 인터넷이나 책을 뒤져봐도 의견은 두 가지뿐이었다. 병원에 가거나, 무당을 부르거나. 후자는 애초에 염두에도 두지 않았으므로 병원이 적절할 터였다. 내키지 않았지만 병원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꽤 유명한 G교수가 있는 병원은 자그마치 두 달 넘게 예약날짜가 밀려 있었다. 다른 병원에도 가보았으나 신통치 않았다.

의사는 남편의 말 한마디를 토씨 하나 놓칠세라 타자 속도를 높였다. 언제부터 그랬느냐는 질문에도 남편은 답하기를 주저했다. 이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속이 메슥거렸다.

그는 알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분명했다. 그 애가 죽은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부터였다. ‘귀신’이라고 추정하는 연유는 거기에 있었다.

2025-1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당선

웹북 『사물연습』​『것』『퀴어문학은 취급하지 않습니다』『이이』​​ 『공』 ​『무연고 휴가』『로보, 나를 물어줘』​ 『비를 사랑하는 감각에 대하여』 『조안 킹 선서』​『나오미를 찾아서』 ​​출간

 

kimwriter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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