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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를 찾아서

소설 단편

김성호 2026-04-19

ISBN 979-11-94803-80-5(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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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픽 포인트

딸의 부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심리를 통해
사랑과 폭력이 뒤섞인 가족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리얼리즘 소설.
구조적으로 안정된 서사와 정서적 설득력을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

<나오미를 찾아서>를 쓰며 외로움, 고독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 쓰고 나니 아니었다, 나는 도리어 ‘나오미’라는 친구 하나와 도란도란 속 얘기를 주고받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 동네에 ‘나오미 헤어’가 실제로 있었다. 늘 그곳을 지나치며 나오미, 나오미, 이름을 되뇌어보았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느낌에 사로잡혀 그에 대한 소설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나오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선 여자는 자신이 나오미라고 했다. 베이지색 롱코트에 검은 목도리를 두르고 검은색 단화를 신은 차림이었다. 40대 초반 같았다. 파란 바탕 위에 흰색으로 적힌 ‘나오미 클럽’ 간판에 환히 불이 들어왔다. 오후 다섯 시였다.

나는 종이뭉치를 정리하다 고개를 들었다. 이어폰을 빼고 뭐라고요? 반문했다. 여자는 일본에서 온 여행객이라고 했다. 간판을 가리키며 내 이름도 나오미, 라고 말을 덧붙였다. 나는 높다란 카운터 의자에서 내려왔다. 키 165센티미터의 작은 몸을 그녀 앞으로 재게 놀렸다. 여자는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했다.

미용실 맞아요?

나는 미안하지만 여긴 남성 커트 전문 미용실이라고 했다. 그게 뭐냐는 물음에 한국에는 그런 게 있다고 했다. 남자 머리만 잘라주는 미용실. 나오미는 난감해하더니 자신은 예외로 하면 안 되겠냐고, 간판의 ‘나오미’ 글자를 가리켰다.

운명인 것 같아요.

그녀는 빙긋 웃었다. 나는 결과가 시원찮을 거라고 말했다.

여자 머리는 잘라본 지 너무 오래돼서.

2025-1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 당선

웹북 『사물연습』​『것』『퀴어문학은 취급하지 않습니다』『이이』​​ 『공』 ​『무연고 휴가』『로보, 나를 물어줘』​ 『비를 사랑하는 감각에 대하여』 『조안 킹 선서』​ ​​출간

 

kimwriter14@naver.com 

나오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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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1 사랑이 이해를 거부할 때 시사랑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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