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완벽히 맞는 한 사람이 나타나면 오래 머물 수 있으리라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떠나면 다른 가능성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머무는 편안함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긴 망설임 끝에서야 사랑에도 일종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습니다.
이 소설은 그 수 많은 선택의 여정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뮤직바는 어두웠다. 희미한 핀 조명을 받는 안쪽의 공간이 무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밖에는 햇빛이 타오르고 한낮의 열기가 그득했지만, 바의 내부는 다른 세계였고 어둡고 서늘한 분위기였다.
경이 먼저 온 사람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테이블에 앉은 한 무리의 사람들과 포옹하며 안부를 물었다. 사람들에게 나를 여행 중인 친구로 소개하자 그들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나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곳이 없는데 여행이 맞는 걸까, 생각하다가 악수하던 손을 놓는 걸 잊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테이블 중 하나에 크리스가 앉아 있었다. 나는 그쪽으로 가서 함께 앉았다. 첫 노래를 들은 크리스는 맥주병을 들어 마시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형편없어.”
그의 목소리가 작지만 또렷하게 들렸다. 나는 갑자기 의자가 휘청이기라도 한 것처럼 중심을 잃었고 자세를 다시 바로잡아야 했다. 경을 찾아 고개를 들어보니 무대에 오를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크리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빼고 말했다.
“여기에 온 사람들은 다 어디에선가 왔다가 금방 떠나는 사람들이에요. 두 발 모두 땅에 딛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