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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현진건문학상 수상작 및 신인문학상 당선작 발표

  •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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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17회 현진건문학상 수상작 및 현진건신인문학상 당선작이 발표되었습니다. 현진건문학상은 전국 모든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역량에 주목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가운데 전년도 9월부터 당해 연도 8월까지 발표하거나 개인이 응모한 단편소설에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합니다.


2025년 제17회 현진건문학상 심사위원회(구효서, 윤대녕, 권지예, 박희섭)는 강정아의 단편「짬뽕」을 만장일치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추천작으로는 이성아의 「고양이는 건들지 마라」, 박혜원의 「학구적인 물고기」, 노정완의 「찬란한 수치」, 고경숙의 「모래톱」, 김인정의「빈 상자」 등 5편을 선정했습니다. 또한 신인문학상에는 김소형의 「이래의 미래」가 당선되었습니다.


현진건문학상 수상작인 강정아의 단편 「짬뽕」은 복잡다단한 인생의 질감과 맛과 향을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등장인물들이 마치 퍼즐 조각처럼 역이면서 정확히 빈틈없이 맞춰지고 마지막에 짬뽕 한 그릇으로 소설의 완성도를 극대화했습니다.


현진건신인문학상(제15회) 당선작인 김소형의  「이래의 미래」는 안정된 문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서술과 절제된 표현이 이야기의 구조를 단단하게 받쳐주면서 작가가 삶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시선의 깊이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추천작 

 

이성아: 고양이는 건들지 마라 / 박혜원: 학구적인 물고기 / 노정완: 찬란한 수치 / 고경숙: 모래톱 / 김인정: 빈 상자


심사위원 : 구효서 / 권지예 / 윤대녕 / 박희섭

 

 

 

2025 현진건문학상 수상작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운수 좋은 날」의 마지막에 나오는 김첨지의 대사는 수많은 위대한 작품 속 명문장이 그러하듯이 시대를 초월하는 울림을 가지고 있다. 현진건 선생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 억세지 못하고 눈물이 많다. 악역을 맡은 사람조차 진정 밉지는 않다. 그 시대를 보는 선생의 눈이 늘 눈물에 젖어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선생의 작품을 읽을 때는 미리 마음이 아팠다. 언감생심 선생과 나를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나는 선생보다 훨씬 좋은 시대를 살면서도 내 시대를 연민하는 마음이 적다. 연민은 적게 하고 불만과 적의는 가득해서 글이 거칠고 모가 져 있다. 선생을 기리는 상을 받기에 턱없이 부족한 줄 알지만, 앞으로 한 걸음 뗄 때마다 이 상의 무게를 의식하겠다는 다짐으로 우선의 염치를 차리려 한다. (현진건문학상 수상소감)

 

 

2025 현진건신인문학상 당선작


 

당선 전화를 받던 날, 하루 종일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불에 탄 나무와 마을이 있던 이방의 땅을 지났습니다. 꽤 많이 걸었고 목이 잠기고 열이 올랐습니다. 폐허가 된 산과 나무를 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었어요. 목적지를 향해 가던 길이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불기둥이 자작나무 숲을 집어삼켰고 폐허가 된 마을은 재건 중이었어요. 나무는 땅 위에 세로로 꽂아 놓은 죽창처럼 불에 그을린 몸채 그대로 서 있었어요.(중략)

문학은 제게 불에 탄 자작나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에 타버린 줄 알았는데 살아남아 나를 부르고 다가갈 때면 안아 줍니다. 내가 안은 줄 알았는데 뒤돌아볼 때면 가슴 안이 뜨거워집니다. 불에 그을린 몸채로도 안간힘을 다해 나를 안아 주는 그것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저는 아직 그 이름을 뭐라 부를지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자작나무만이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진건신인문학상 당선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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