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밤 작가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다시 흐른다>를 읽고 탄복했다.
한 편의 단편소설에서 이렇게 다성적 의미를 퍼올릴 수 있다는 건
작가가 지닌 타고난 유머와 기지도 필요하겠지만
적잖은 등장인물 전체를 적절하게 안배 배치하고
그들에게 배역에 걸맡는 역할을 주어 전체적 화성이 이루어지게 하는 지휘법,
그것을 이 작가가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숱하게 많은 단편소설을 읽었지만 이렇게 난마처럼 뒤엉킨 관계망에서
조화를 창출해낸다는 건 보통의 지휘력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어긋나고 빗나간 관계망에서 이렇게 멋진 하모니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작가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대해 참으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멋진 작가, 멋진 작품의 출현에 격하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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